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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10-17 12: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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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김수영 청소년문학상-금상(중등부)


옥수수 할머니
                                          
하승훈(방학중 2년)


옥수수수염이 노을빛을 닮아간다
옥수수알이 단단해지는 거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바싹 마른 것을 꺾으라고 했다
잠자리 날개처럼 죽은 수염들을 벗겨내자
눈부신 흰 이빨들이 보였다
듬성듬성한 비의 기억들이 반짝인다고
나는 생각했다


비를 먹지 못한 것일수록
알이 작았다
꼬리를 물려고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들
떠 있는 옥수수밭
하루종일 새를 쫒는 허수아비와 함께
옥수수 속으로 들어가는 노을을 보았다
툭툭 여름날을 꺾는 할머니의 손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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