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인터뷰-도봉소녀 (김소희, 김보연) - 포커스는 ‘FUN’…“우리동네(도봉구)에도 좋은 곳 많다” - 구체적인 방향성은 정하지 않아…실패 or 성공? 재밌으면 그만
  • 기사등록 2016-10-31 12:04:21
  • 수정 2016-10-31 15:19:37
기사수정


도봉소녀 풀멤버 김소희(우), 김보연(좌)

SNS에서 요상한 것을 봤다. 도봉소녀(가상인물) 페이지였다. 일단 관계망을 형성하고 지켜봤다. 하얀색 후드티에 도봉소녀의 로고를 박고 등짝을 공개했다. 며칠 뒤 다른 동네 청년을 불러다가 도봉산 청소를 같이했다. 그리고 북부지방법원 앞에서 명함을 팠다. 지난 23일에는 단풍이 가득한 도봉산에서 두 명의 도봉소녀가 올라 쓰레기를 주웠다고 게시했다.


필자는 다른 동네 청년을 섭외해서 쓰레기 수거를 하는 모습을 SNS에 올린날 인터뷰 요청을 했다. 여러번의 스케쥴 조율이 끝나고 나서 쌍문역 모처에서 만났다.


도봉소녀는 김소희(33, 도봉동, 이하 소희), 김보연(31, 쌍문동, 이하 보연)씨다. 주로 소희가 대략적인 기획을 하고 디테일한 업무는 보연이 한다. 관련 된 에피소드 중 네이밍에 관한 것인데 처음에는 도봉‘산’소녀였다고 한다. 이 이름은 소희가 제안했고, 김보연씨가 산을 빼는게 낫겠다는 의견을 말해 도봉소녀가 탄생했다. 둘은 한 인문학 모임에서 만났고, 서로 마음이 맞아 의기 투합하게 됐다고.


- 왜 이런 것을 하게 됐는지?


소희


보연이랑 마음이 잘맞아 많은 일이 있었다. 맛집도 찾아다니고 놀러도 다녔다. 그러다 보니 의구심이 생겼다. 생각해 보면 우리동네도 좋은 곳 많지 않은가? 기왕 놀거면 우리동네에서 뭔가를 해보자 였다.


보연


일종의 반항심일 수도 있다. 자본은 흔히 말하는 중심가로 흘러간다. 이 동네에서 그 곳을 다녀오면 시간 등의 재화들을 버리게 된다. 소희의 말처럼 우리동네가 다른 동네보다 못한게 뭐가 있는데라고 생각하다 보니 일이 커지게 됐다.


- 지역경제 활성화 인가?


보연


엄밀히 말하면 그렇지 않다. 우리가 우리동네에서 즐겁게 노는 과정에서 생겨난 프로젝트다. 그리고 포커스는 ‘FUN’이다.


소희 


난 도봉에서 오랜 기간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동네에 뭐가 재밌는지도 안다. 그리고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렇지 도봉에도 좋은 곳이 많다.


- 정보공유 SNS라면 많은데


소희 


도봉에 있는 것들은 뜸하다. 그렇다고 우리도 아주 열심히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적 이익이나 이름을 높이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보연이가 말한 대로 FUN이다.


- 도봉산 가서 쓰레기를 주웠다.


보연


도봉산소녀였다. 산을 빼고 나서 이름이 매우 좋아졌다. 그런데 원래는 산에 가서 봉사활동도 하자는 계획이 있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될 수 있는 한 많이 찾아서 우리동네 명소를 조금이라도 깨끗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로고가 박힌 후드티를 입고 갔더니 산을 찾은 등산객이나 국립공원 직원들도 관심을 표했다. 젊은 여자기도 하고 같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니 그런 것 같다.




-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도봉소녀의 확장을 위해서인지


소희


이 지역의 젊은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궁극적인 결과는 지역 내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활성화라고 귀결시킬 수도 있지만 같은 동네에서 사는 이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서로간의 문화가 있는데 그런 것을 공유하면 서로 더 친해지고 즐겁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보연


처음엔 소희가 굉장히 많은 일을 기획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도 많았다. 지금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나누는 단계고 방향이 잡힐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즐겁자고 하는 것이지 뭔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람이 많아져서 같은 의견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 정치적인 접근이나 오해가 있을 수도 있는데


소희


그런 것은 상정하지 않아서 답하기가 곤란하다. 그렇지만 원래 도봉소녀 프로젝트가 정치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오해할 이유도 없다.


보연


그런 것은 모른다. 지자체의 다양한 청년사업 같은 것에도 흥미가 없다. 도봉구에서 타 지역으로 가 시간을 소비하는 젊은이들을 이 지역에서 함께 만나는 게 우선이다.


- 그렇다면 최종 완성형은 무엇인가?


소희 , 보연


정해놓은 것은 없다. 생각을 다 말로 풀어 낼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프로젝트가 실패를 해도 성공을 해도 상관없다. 지금 명함을 만들고 후드티를 입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좋다. 또 다른 생각을 가진 지역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도 좋다. 목적성을 갖기 보다는 함께 즐겁게 우리동네에서 즐기면 된다. 현재는 재미있다.


지면의 한계 때문에 이들의 생각을 다 써 넣지는 못했다. 어쨌든 도봉소녀의 목적은 ‘FUN’이었다. 우려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젊은이들의 연대로 인해 확장이 될 수 있다. 정치세력의 접근이 행여나 생겨난다면 이들의 순수한 의도를 망가뜨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실패하거나 성공하거나 지금은 즐거우니까 괜찮다”라는 말이 참 듣기 좋았다.


강민 기자
mink1895@naver.com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ukbu.kr/news/view.php?idx=135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사이드배너_06 microsoft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