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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11-09 11: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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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튼-이지수(청량중 3)


언젠가 나는 그 아이에게 말했다. 곤란한 일이 생기면 언제
든지 내  뒤에 숨으라고
항상 그래왔다. 누군가가 다가오면 나는 재빨리 그 아이를
숨겨주었다.
어느날 창문 너머로 따스한 햇살이 비추었다.
아이들은 나를 거두고 햇살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아이는 여전히 혼자였다.
창문 옆으로 양갈래머리를 한 나를 애처롭게 쳐다보며
정작 그 아이가 필요할 때 나는 그 아이 옆에 있을 수 없단걸
왜 깨닫지 못했을까.
언제까지라도 그 아이를 지켜줄 수 있을것만 같았다.
내가 없으면 그 아이는 살아갈 수 없을것만 같았다.
교실 복도 운동장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뛰놀던 학생들
그리고 미처 그들 틈에 끼지 못해 허둥이던 그 아이
나는 그 아이를 위해 뭐든지 해주고 싶었는데
햇살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결코 숨기만 해서는 안 된단다.
누군가 창문을 연다.
신선한 바람이 교실을 채운다.
바람은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담는다.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그 아이를 진정 위한다면 어떻게 해
야할지
나는 그 아이에게 말한다. 용기내어 다가가라고
내가 여기서 언제까지나 널 응원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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