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유한)서울센트럴 대표 변호사 김상배
수원 법원에서 12시쯤 재판을 마쳤다.
의뢰인과 함께 차를 세워둔 외부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다가, 갈림길에 멈춰서 얘기를 마무리하는데, 바로 앞 중국집에서 짜장면 냄새가 새어 나온다. 외부 창문에는 짜장면 사진과 짬뽕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다. 윤기가 흐르는 삶은 면과 짜장 소스는 바로 비벼서 먹기만 하면 된다. 아! 짜장면 맛있겠다. 짜장면 먹어본 것이 언제인가.
오늘이 108일째다. 108일째? 내가 이번에 다이어트를 시작한 날부터 헤아려보니 오늘이 108일째다.
지난 5월 25일 아침에 일어나 습관처럼 체중계에 올라갔다가 나는 눈앞의 숫자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숫자였다. 내 인생에 있어서 역대 최고 몸무게를 경신한 것이다.
아이구야! 이러다가는 안되겠다 싶어 시작한 다이어트가 헤아려보니 오늘로 108일째다.
하루 3끼를 먹던 식사를 ‘16 : 8 간헐적 단식’으로 바꾸었다. 옆방에서 일하는 변호사가 자기도 이미 하고 있다며 권유하였다.
저녁 8시 전에 저녁식사를 하고 아침식사는 하지않은 채 16시간을 공복을 유지하다가 낮 12시쯤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다.
아침은 안 먹을 때가 많지만 가끔 허기가 질 때는 아내가 만들어준 야채주스나 콩을 갈아만든 두유를 마셨다.
그리고 점심은 삶은 계란 3개로 간단하게 때우고, 가끔은 집에서 가져온 국에 밥 한숟가락을 말아먹는 것으로 하였다.
저녁은 예전과 같이 먹지만 밥은 반공기 정도로 줄였다. 시골에서 부모님이 농사를 지었던 관계로 쌀로 만든 밥을 남기거나 버리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였다. 습관처럼 먹던 국물이나 반찬의 양도 조금씩 줄였다.
그리고 하루 1만보 걷기를 1주일에 4~5회 정도 하고 그렇지 않은 날도 7000보 이상은 걸으려고 애썼다. 걷는 중에 팔굽혀펴기도 30개씩 4~5회를 하였다.
이런 생활을 108일 동안 해왔다. 몸무게가 7~8kg이 줄었다. 7~8이라는 숫자는 작고 단순하지만, 그 숫자에는 나의 땀과 노력, 많은 유혹과의 치열한 싸움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옷을 입었을 때 느껴지는 넉넉함, 계단을 오를 때의 가벼움,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상쾌함은 나를 미소짓게 한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얼굴이 좋아 보인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애?”라고 묻는다.
지금 내 몸무게가 얼마냐고? 아직은 비밀이다.
‘나이 든 남자가 무슨 몸무게를 비밀로 하느냐’라고 말해도, 절대 말할 수 없다. 나이 든 남자들도 비밀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 현재의 이 숫자는 나의 성취이자, 나를 향한 격려이고, 앞으로 계속될 나의 여정을 위한 이정표와 같다.
요즘 거울을 보면 얼굴이 조금씩 갸름해지고 있다. 어느 정도 다이어트를 할 것인가?
20여 년 전 스위스에 1년간 연수 갔을 때 그때 찍은 사진에 나오는 얼굴만큼 갸름해질 때까지다. 꿈은 야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