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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10 13: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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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역 환경개선사업 반대 주민대책위 차모씨


-반대주민 시위가 벌써 3달을 넘어섰다. 얼마나 더 할 건가?


끝까지 가겠다. 70-80 되신 어르신들이 추위에 나와 떨고 포크레인을 막고 드러눕고 하시는데 나도 그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주민이 되고 싶다.


-생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들텐데 이렇게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가?


힘들다. 일도 있고 지난 30일 새벽 노점상 박스 기습 재설치 과정에서 노점상연합회와의 몸싸움에서 다쳐 온 몸에 멍이 들었다. 팔이 찢겨 피가 철철날 정도로 더 다치신 분들도 있다. 80되신 주민대책위 한 분이 그러신다. 너희들은 생업도 있고 살 날도 많고 힘드니까 쉬엄쉬엄 나와. 나야 죽을 날도 멀지 않았고, 할 일도 없으니까 내가 할게. 나를 깔고 가지 않는 한 막겠다고, 내가 이거 하나는 하고 가겠다고, 하신다.


감동받았다. 그분보다 한참 어린 내가 왜 못하겠나? 힘들다고 그런 분들 앞에서 한 명의 주민으로서 부끄럽고 싶지 않다. 창동역 2번출구 노점상 재배치 반대 주민 시위는 이권문제도 아니고, 정치적인 입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을 무시하는 구청의 공권력에 반대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다.


-반대 이유가 뭔가. 창동역 주변이 아닌 다른 곳 주민들은 무관심한 거 아닌가?


10년 동안 도로를 막고, 점거하고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고 등등 주민들이 10년 동안 수도 없이 민원을 넣어봤지만, 구청은 항상 무시해오다 노점상연합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이젠 창동역 동쪽 출구쪽 창4동 주민들도 응원해주고 있다. 지금 가서 봐라. 환경개선이라지만 3년만에 다시 흉물스러워졌다. 노점상이 다시 들어오는 한 똑같애지거나 단속 명분이 없어져 더 나빠질수도 있다. 이제 지역주민들이 아니더라도 창동역을 지나는 시민들이 자진해서 온갖 성금과 물품을 보내고 있고 주민 서명만 18,000을 넘었다. 지난 30일에 있었던 노점상연합회의 행태를 본 많은 시민들이 화가나서 동참해오고 있다. 이젠 창동역 주변이 아닌 다른 곳에 사는 30-40대 젊은 주민들도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는 다른 지역의 노점상 문제와 다르다. 다른 지역이 공권력과 노점의 싸움이라면 여기는 노점과 손잡은 공권력과 주민의 싸움이다.


-구의회에서도 예산까지 승인한 사안이다. 도봉구청에서 구민들이 예산승인 과정에서 다 알게 됐다고 말하는데...


구의회 의결도 비공개로 하고, 설문조사도 그렇고..그렇게 편파적인 설문조사가 어디 있나? 주민공청회도 구청과 연관 있는 동장들이나 주민자치회들만 쭉 앉아 있고, 주민들에게 제대로 홍보도 하지 않았다.


-노점상연합회와 구청은 고가하부 밑 15곳을 제외한 나머지 40곳은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하고 대책위는 전면 철거를 원하는데...서로 대안을 찾아 협상할 여지가 있나?


지금 몇 개는 하고 몇 개는 빼고 이런 문제가 아니다.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시작이 잘못됐다. 다시 노점상 실태조사를 하고, 주민 설문조사를 제대로 하고 주민공청회를 하고 애초에 구청의 강행으로 졸속으로 진행됐던 과정을 다시 제대로 해야 한다. 구청은 지금 노점상과 주민들 싸움만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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