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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종춘 (사)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장 - “지속 해온 일은 잘 유지하고 확산시켜나가고 선제적인 정보 제공 노력” - “받은 사랑 돌려줄 때”,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장애인을 위해 살아가…
  • 기사등록 2018-08-14 22: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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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춘 (사)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장

폭염의 한가운데에 한 사무실을 찾아갔다. 그 곳에는 지난 10일 취임한 류종춘(73세) (사)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더운 날씨인데도 문을 다 열어두고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해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류 회장은 협회 임시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추대 됐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최성중 전 회장이 운영해온 협회 구원투수로 나선 것. 최 전회장의 임기는 2021년 12월까지 였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협회 내에서 해결해 보려했지만 여의치 않아 류 회장이 추천 됐고, 이를 수락한 후 총회에서 반대 없이 취임하게 됐다.


류 회장은 “이 협회장직을 맡게 된 이유에서 가장 큰 점은 그나마 이곳 장애인 정보화 협회는 깨끗한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라면서 “장애인을 교육시키고 취업을 알선 하는 등의 자활에 방점을 뒀으며 특히 정보화 교육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활동 들에 힘을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협회 회장직을 맡게 됐다”라고 밝혔다.


-장애인정보화 협회가 깨끗한 곳이라는 이야기는?


세상에는 다양한 장애인 단체가 존재한다. 극히 일부이지만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단체들이 있다. 장애인은 벼슬이 아니다. 몸이 불편할 뿐이다. 장애인정보화협회는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 곳이다. 또,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지원해 장애인의 자활까지 책임지는 선순환의 단체다.


-전 회장의 사임에 따라 잔여임기를 채운다.


장애인정보화협회는 최성중 전 회장을 중심으로 똘똘뭉쳐 장애인 정보화 사업에 매진해 왔다. 취지에 공감한 바도 있고, 설령 임기가 하루라도 장애인이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나서겠다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임기의 장단은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들을 해 나갈 생각인지?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이미 협회는 훌륭한 조직이다. 교육원도 갖추고 있다. 이제껏 실시해온 교육과 행사 등은 계속 이뤄지고 확산해 갈 생각이다. PC 보내기 사업은 물론 모바일 관련 사업도 진행해 볼 생각이다. 개인정보 공개의 범위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쌍방향으로 취업 및 기타정보의 제공이 필요해 변화를 도모할 생각이다. 또, 정보제공을 협회에서 선제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협회 사이트를 원스톱으로 관련 기관 및 정보를 한번에 링크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껏 우리 협회는 PC보내기 운동을 통해 사회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를 베풀 수 있도록 남북교류가 한창인 때 북한 장애인에게도 PC를 보내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보겠다. 아울러 한국전쟁 당시 우리를 위해 달려온 16개국의 용사들은 목숨을 내어주거나 부상자로 살아간다. 이들도 장애인이다. 이 중 힘들게 살아가는 나라에 국내에서 했던 PC보내기 운동을 재현해 받아온 사랑을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3살 때 홍역을 앓고 나서 장애를 갖게 됐다. 어린시절에는 이름으로 불리기 보다는 비속어로 불렸다. 끔찍했던 시절이었다. 죽으려고도 했었다. 죽지는 못했다. 가족안에서도 환영받지 못했고, 서울로 향했다. 처음 서울에 도착한 날 역사를 월담하려다 역무원에게 맞기도 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거절을 당하다가 현재의 강북구까지 왔다. 직장을 옮기길 여러번이었다. 단순한 일만 하다가 이대로는 아되겠다 싶어서 명지대학교에 입학해 졸업했다. 명지대는 내가 일하던 곳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이었다. 낮엔 일하고 밤엔 공부하면서 매일을 보냈다. 장애인들과 함께 모여 협동회를 만들었고, 안동재활원 일도 했었다. 많은 일을 하면서 젊은 날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공부를 했다.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논문을 썼다. 논문 주제는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였다. 이 논문으로 많은 부분이 바뀌기도 했다.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내가 장애가 있다보니까 장애인의 편익을 증진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한 삶을 살아왔다. 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어쩌면 변화가 필요할 때마다 더 위로 뛰려고 노력했고, 편견과 내 자신안의 열등감이 발목을 잡았지만 어떻게든 이겨내고 극복했다. 우리 장애인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편하다고 주저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 자신을 믿고 앞을 바라보면서 나아가야 된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것이고, 나 이외의 장애인들을 위해서 살아가겠다.


류 회장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인터뷰 내내 다양한 이력을 이야기 했다. 인터뷰 중인 것을 잊고 그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경청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자신은 비속어로 불렸다면서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했다. 이후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 회장 같은 이들이 여기저기서 노력하며 그랬던 환경을 바꿔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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