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설] 강북투자 환영하지만 재탕논란 없어야 시행중인 사업 생색내기 지적 유념해야 - 장용석 편집인
  • 기사등록 2018-08-21 23:37:10
기사수정

강북투자 환영하지만 재탕논란 없어야

시행중인 사업 생색내기 지적 유념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달간의 삼양동 옥탑방 살기를 끝내고 지난 19일 발표한 강남북 균형발전 계획은 일단 환영할만한 내용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강북지역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균형을 잡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낙후된 강북지역의 대명사처럼 돼 있는 동북4구에는 마치 사막에 오아시스같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 시장이 달랑 한 달 살아보고는 강북지역의 문제를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그가 낸 지역개발 아이디어는 전면 개발보다는 기존의 집을 ‘수리해가면서 사는’ 수준이다. 여기에 상당한 돈을 대서 청년들이 살만한 곳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가 의문이다. 그렇게 하면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해지는 효과가 생기겠지만 반면 그만큼 집값이 오르지 않아 부동산을 통해 노후생활의 밑돈을 준비해온 우리나라 재산증식 과정과 맞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역의 마을기업과 같은 소규모 아마추어 업체들을 교육시켜 지역개발사업을 맡기겠다는 발상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런 업체들을 언제 교육시켜 강북지역 전체 개발을 시작하겠다는 것인지 와 닿지가 않는다. 또 대기업에게 맡겨 돈이 지역에서 이탈하는 개발이 아니라 지역업체를 통해 지역에 돈이 머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규모의 사업으로 얼마나 지역을 확 바꿔놓을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무엇보다 박 시장이 밝힌 여러 계획들은 이미 도시재생사업 등을 통해 시행중이거나 시행을 예고한 사업들이다. 결국 옥탑방 한달살기가 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마당이라서 이런 계발계획 역시 생색내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박 시장이 밝혔듯이 강남이 잘 살게 된 것은 정부와 시 차원의 인프라 개발계획과 도로교통망 확충, 교육시설 등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박 시장의 아이디어가 그런 점에서 대대적인 강북개발의 신호탄이라기보다는 미봉적인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강북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과거 1970년대에 행해진 것과 같은 강도의 강남수준의 개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다소 비껴간 도봉, 성북 구청장들이 “우리 지역도 관심 가져달라”고 주문하는 걸 보면 그 안에서도 균형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ukbu.kr/news/view.php?idx=657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사이드배너_06 microsoft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