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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23 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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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영어교육열은 가히 세계적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는데도 영어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영어실력이 정체돼 있다고 느끼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물론 열심히 노력하면 극복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단지 아이의 노력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아이를 막고 있는 것일까요?


영어는 순차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좌뇌기반 언어입니다. 이런 언어를 우뇌의 감으로 배우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아이들과 우리나라 아이들이 어떻게 다르게 사고하는지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여기 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아이가 책상에 앉아서 강의를 듣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진 속 아이가 뭘 하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대부분 "강의 듣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이제 똑같은 사진을 미국 아이에게 보여줍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답이 나옵니다. "앉아 있어요" 그 다음에 "강의 듣고 있어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말을 다시 합쳐서 "앉아서 강의 듣고 있어요"라고 합니다. 즉 미국 아이들은 좌뇌적 성향이 강해서 순차적으로 대답합니다. 어떤 장면을 한 번에 말하지 않고 나눠서 순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영어에서 준동사가 발달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 문장에서 동사를 여러번 쓸 수는 없으니까요. 반면에 우리나라 아이들은 우뇌적 성향이 강해서 곧바로 결론에 도달하는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그래서 한 마디로 "강의 듣고 있어요"가 된 것입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수능 영어 듣기평가에 단골처럼 나오는 유형이 하나 있습니다. 어디를 찾아가는 문제지요. 어디를 나와 곧바로 직진하면 무슨 건물이 나오고, 그 건물을 바라보면서 우회전해 올라가면 왼쪽에 또 어떤 건물이 보이고 여기서 다시 좌회전해서 올라가면….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렇게 위치를 설명해 주면 어떨까요? 거의 똑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근처에 가서 다시 전화 드릴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좌뇌의 순차기능이 약해서 몇 단계만 밟으면 정신을 못 차립니다. 대충 감으로 찾아가서 거기서 다시 전화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서구 가운데서도 가장 좌뇌적인 미국과 영국 사람들의 언어가 영어입니다. 그래서 영어는 좌뇌기반 언어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우뇌기반 사고를 바탕으로 배우니 한계가 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순차적인 표현을 자꾸 하도록 훈련시켜 보세요. 영어 에세이가 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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