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11-27 21:52:35
기사수정

요즈음 학부모들 사이에 좌우뇌 검사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병원, 한의원, 심리센터, 학원 등 여러 기관들이 뇌파로부터 유전자 그리고 IQ검사까지 동원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의 머리가 좌뇌인지 우뇌인지를 판별합니다. 문제는 어떤 기관에서는 아이를 좌뇌라고 하는데 또 다른 기관에서는 우뇌라고 하니 부모로서는 어떤 판단을 믿어야 할지 상당히 혼란스럽다는 것입니다.


왜 각 기관마다 다른 판단이 내려지는 걸까요? 그것은 사람의 뇌는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검사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뇌파검사를 할 경우 현재 상태에서 아이가 좌우뇌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활성화돼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타고난 두뇌의 상태를 아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유전자 검사를 할 경우 두뇌의 타고난 특성은 알 수 있지만 환경에 의해 바뀐 부분을 추적하는 데는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하나의 검사로는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을 동시에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이러한 검사방법의 한계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좌우뇌의 정의가 불분명하고 심지어 좌우뇌의 역할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헷갈려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면 좌뇌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초등학교 때 수학 좋아하는 아이들은 우뇌아이일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생각하기 싫어해서 답이 딱딱 떨어지는 수학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좌뇌아이라도 수학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좌뇌아이는 초등학교 때 과학은 무척 좋아하지만 수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학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로 좌우뇌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우뇌아이는 도형을 좋아하고, 좌놔아이는 대수를 좋아하기에 수학을 뭉뚱그려서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고 얘기하기는 더 힘듭니다.


또 아이의 성격이 차분하고 계획적이면서 꼼꼼하면 많은 부모들은 좌뇌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예민한 우뇌아이로서 외부환경에 민감해서 사무형이 높아진 경우에 해당될 확률이 훨씬 더 높습니다. 또 모든 아이들은 어릴 때는 우뇌적 성향을 많이 보였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좌뇌적 성향으로 더 기울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냥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만으로 좌우뇌를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거기에다 좌우뇌는 우리가 사고하고 행동하는 데 일부의 기능만을 담당하고 있을 뿐입니다. 좌우뇌의 판단만으로 뇌 전체를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좌우뇌의 이분법으로 사람의 뇌를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뇌를 어떻게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생각하는 과정 즉 인지패턴을 찾아내 좌우뇌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먼저 아이가 외부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다음 받아들여진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며, 마지막으로 처리된 정보를 어떻게 출력하는지 그 과정을 추적해 좌우뇌 성향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지과정은 환경에 의해 일부가 바뀌기도 하지만 전체 과정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설령 환경에 의해 일부과정이 바뀐다 해도 어느 부분에서 변형이 일어났는지를 추적할 수 있어서 판단의 신뢰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의 사고와 행동특성을 거의 예측해낼 수 있기 때문에 검사결과의 정확성도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아이가 공부를 잘할지 못할지도 상당 부분 예측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두뇌특성을 파악해 아이가 좋아하는 일,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줄 수 있고, 또 자신의 약한 부분은 보완해서 공부와 인생에서 다 승리할 수 있는 아이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ukbu.kr/news/view.php?idx=74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사이드배너_06 microsoft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