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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06 00: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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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박선미

“글씨를 쓰면 살아갈 힘이 나죠.”


장애인 서예가 문정(文亭) 박선미(朴善美, 54)씨의 말이다. 박 작가는 현재 지체장애 3급으로 몸이 불편하지만 서예교습을 위해 서울시내 곳곳을 마다하지 않고 다닌다.


박 작가의 몸이 불편해진 것은 40여년전인 초등학교 1학년때였다. 물구나무 서기를 하다가 주져 앉으면서 다쳐서 거동이 불편해졌다. 그러고는 삶의 지표로 삼은 것이 서예였다. 문중(文中) 박자원(朴子元) 선생 문하로 들어가 사사하면서 평생을 서예로 살아왔다. 이후 대한민국 서예 국전 초대작가, 제5회 대한민국 휘호대회 특선, 제4회 대한민국 예술대전 입선, 제 3,4,8,9,10회 대한민국 서예 전람회(국전) 입선, 제 6,11회 대한민국 서예 전람회 (국전) 특선 등 다채로운 입상경력을 쌓아왔다.


서울국제 서예전 전시회도 갖고, 도봉구 창림초등학교 특기적성 강사 및 도봉구 신창초등학교 방과후 교실강사도 역임했다. 또 제6회 대한민국 행촌서예대전 입선한 것은 물론, 2010년 제18회 대한민국 서예전람회에서는 서예 해서(楷書, 흔히 정자라고 부르는 글씨체)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박 작가가 말하는 서예의 장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한문 서예를 하기 때문에 한자에 대한 이해가 빨라집니다. 한문 서예를 통해 무조건 암기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붓으로 한 획 한 획 쓰면서 자획의 기억은 물론 음과 뜻을 쉽게 이해할 수도 있지요. 그날 배운 한자와 고사성어를 공책에 다시 쓰면서 펜글씨도 향상됩니다.”


한자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면서 쓰게 된다는 것이 박 작가의 말이다. 그의 서예 지도방법도 체계적이다. 서예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을 기초부터 지도하는데, 학년별과 진도에 상관없이 단계별 개인지도 방식을 채택한다. 기초획에 이어 기초한자, 천자문 순으로 수업한다. 특히 그날 배운 한자를 한문 공책에 다시 쓰게 함으로써 고사성어를 익히는 효과도 거둔다.


박 작가는 지금도 개인지도 활동을 위해 일주일에 서너번씩 서울 전역을 뛰어다니고 있다. “장애인이 된 다음에 살 의욕을 잃었다가 글씨를 통해 활력을 찾았어요. 이제 글씨는 제 삶 자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죠. 일이 잘 안 풀릴 때 글씨를 써보세요.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라앉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죠. 글쓰기의 힘이 바로 그런 것이랍니다.”


박 작가는 앞으로도 서예로 인생을 꾸려나가겠다면서 환히 웃었다.


▲장애인 서예가 박선미씨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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