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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02 1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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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은 좌뇌 아이에게 훨씬 유리한 제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성적을 평가하는 거의 모든 시험이 해답을 찾는 형태의 문제로 구성된 우리 교육 현실에서 선천적으로 답을 잘 찾을 수 있는 두뇌 매커니즘을 가진 좌뇌 아이가 좋은 성적을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좌뇌 아이는 순차적 사고(sequential thinking)가 뛰어나 수능 같은 큰 시험에서 변별력이 높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나 복잡한 문제가 나오면 이를 단계적으로 처리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시험에서 어떤 문제를 주더라도 답을 찾을 때까지 딴생각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를 잘합니다.


이에 반해 우뇌 아이는 직관을 이용해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익히는 방식으로 공부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아무리 많이 공부해도 막상 시험에서 풀어보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긴장해서 꼼짝을 하지 못하고, 설령 문제를 안다 하더라도 꼼꼼하지 않아 실수를 한다는 데 있습니다.


또 우뇌 아이들은 하나를 보면 온갖 생각을 떠올리는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잘하는데, 이것이 창의성의 바탕이 되는 뛰어난 능력임에도 시험에서 답을 찾을 때는 오히려 걸림돌이 됩니다. 문제를 풀면서 자꾸 딴생각을 해 출제자가 파 놓은 함정에 쉽게 걸려드는 것은 그래서 거의 우뇌 아이들의 몫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뇌 아이가 좋은 성적을 얻기란 절대 쉽지 않습니다. 마치 동물학교에서 오리가 말과 함께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뇌 아이의 지능이 탁월하다거나 매우 성실하다면 이변이 일어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 대가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우뇌로 답을 찾는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본래 가지고 있던 우뇌의 창의성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약 80% 정도가 우뇌인데,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의 창의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얻게 되고 이는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입니다. 이러한 교육 현실 속에서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점수로 환산될 수 없어서 성적에 반영되지 않았던 아이들의 창의성·상상력·열정·비전·리더십·판단력·대인관계능력 등 다양한 우뇌적 요소가 입시의 중요한 전형자료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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