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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15 22: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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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편집인

동북4구의 각 구청이 구민과 지역 대표들을 초청해 가진 신년인사회가 영 개운치 않다.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여러 이벤트를 마련하거나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까지는 좋았으나 일부 구청장들이 안하무인격으로 자기 치적만 앞세워 원맨쇼를 하는 것같은 모습을 놓고 구민들의 입맛이 써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봉구 이동진구청장이 가장 먼저 내세운 치적이 자신이 민선 5기때부터 추진해온 창동아레나공연장이다. 그 치적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공연장은 2023년 건립 목표로 내년에야 착공에 들어가는 사업이다. 올해 신년인사회에서 내년 사업을 굳이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내세울 다른 사업이 미미하기 때문이 아닌가? 다른 사업을 여럿 언급하기는 했으나 아레나공연장을 포함해 모두 혼자서 예산을 따온 것도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의 예산 책정 노력, 지역 언론사의 보도, 구의회와 시의회의 협조 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동진구청장은 모든 공을 스스로에게 돌리며 자신의 뒤로 이 모든 구민대표들을 줄 세웠을 뿐이다.


이런 현상은 노원구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났다. 현장을 중시한다는 구청장들이 어찌 이렇게 현장에서 뛰는 다른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일단 당선되고 보니까 속다르고 겉다른 행태가 그대로 노출되어도 상관없다는 안하무인의 본성이 저절로 드러난 것인가? 구민들이 소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등의 이벤트가 있었다고는 해도 그건 그야말로 일과성 이벤트일 뿐이다. 진정 구민들을 위해 복무하는 자세라면 의전부터가 달라야 했다.


이런 와중에도 강북구 박겸수 구청장이 보여준 행태는 사뭇 달라서 눈길을 끌만했다. 강북구 신년회에서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은 물론, 시의원, 구의원들이 한 명씩 나와 구민들에게 인사겸 덕담을 건네는 모습은 신선했다. 박 구청장이 올해 사업계획을 일목요연하게 프리젠테이션 하는 모습까지 보여 구민들을 비롯한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도 구청장이 평소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청장은 지역의 호족이나 왕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구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구 전체를 잘 살게 이끌어가야 할 ‘머슴’이다. 선거때는 구민들의 머슴으로 앞길을 닦겠다고 하더니, 얼마 되지도 않아 구민들위에 군림하려 든다면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구청장들은 당장 초심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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