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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와 교육으로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는 북유럽 3국을 가다 - 최혜영 도봉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장
  • 기사등록 2016-09-05 11:57:59
  • 수정 2016-09-05 13: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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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북유럽 3국에 가고 싶었지만, 정말로 가게 될 줄은 몰랐다. 북유럽 3국은 세계 어느 나라들보다 복지와 교육이 살아있는 롤모델 국가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견고한 사회 시스템을 바탕으로 보육, 교육, 의료, 연금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국가가 책임지고 있는 이곳을, 과거 사회복지 종사자로서, 현재는 지역의 진로직업체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교육종사자로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배워오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욕구였다. 그리고 그 일이 진짜로 일어났다. 한국은 연일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던 8월 중순, 9박 10일간 북유럽의 교육을 직접 목도하고 돌아왔다.

현장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잘 갖춰진 시설, 전문적인 인력이 아니었다. 북유럽 교육 시스템의 핵심은 그들의 사회적 가치와 체제가 교육 정책과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 아주 견고한 사회망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북유럽 3국은 경쟁보다는 함께 가는 사회, 직업적 차별이 없는 사회를 지향하고, 실질적으로 그런 사회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실제 각 직업별로 임금의 격차가 크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충분하게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진로와 직업교육이 교육과정에 흡수되어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유럽 3국은 평균 200개~300개의 다양한 직업학교가 존재하며 각 학년별, 시기별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진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교육 시스템은 그들이 말하는 “한 아이도 놓치지 않겠습니다”와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삶 속의 교육”과 상통한다. 

어떤 아이든, 직업을 얻거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도의 교육 수준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서 제공되는 여러 정책과 배려는, 부모의 사회경제적인 지위, 사는 지역, 성별 등에 의해 차별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국민적인 철학과 가치관의 힘을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렇듯 어떤 사회적 가치가 통용되고 있느냐에 따라 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된다.

반면 우리 사회는 어떤가? 우리 사회에는 좋은 직장이나 직업에 대한 선망이 존재한다. 우리 아이들도 좋은 직업에 대한 선망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직업을 얻기 위한 공부에 매달린다. 아이들에게 적성과 소질은 이차적인 문제다. 청소년들의 직업 선호도 조사에 50% 이상이 공무원과 공기업을 꼽는 이유는 그 안정적인 직업 환경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임대업까지 선호 직업 순위에 진입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적성과 소질을 고려한 직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비현실적인 조언이다.

북유럽의 교육 정책은 우리가 가진 교육 문제의 정답이 아니고, 그대로 차용할 수도 없다. 문화적 토대나 사회적 분위기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도 거시적 측면에서는 평등한 사회로 가기위한 신뢰와 정직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숙제가 있으며, 그 하위 차원에서 공교육을 강화하고 보완교육을 세부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학업 능력이 우수한 학생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 아닌, 지역간, 학교간, 학생간의 격차를 줄이는 교육이 더해져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소질과 적성을 찾아 사회로 나오면 그에 따른 질 좋은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과 저임금노동자 증가 관련 등 노동시장에 대한 개혁이 함께 필요하다.

현재 우리 교육도 진로와 적성을 강화하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으며, 교육의 혁신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부단한 몸짓이 교사의 몫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닌 시스템의 구축과 행정적인 지원,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어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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